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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여자에 관하여』, 수전 손택, 김하연 옮김(윌북, 2025) 2026년 한국 TV홈쇼핑 채널의 봄·여름 시즌 전체 방송 편성표에서 항노화, 주름개선, 미백, 다이어트 등 여성 전용 뷰티 카테고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25%-30% 내외에 이른다고 한다.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쓰고 바르면,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누리며 영생불사할 것 같다. TV홈쇼핑에서는 오늘도 여성들의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망’이 ‘기업의 이윤’으로 치환되는 기막힌 마술쇼가 휘황찬란하게 펼쳐진다. 그 마술쇼가 부추기는 여성들의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망은 순수한 개인의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 구조가 강제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저절로 생긴다. 수전 손택(Susan Sontag)의 에세이집 『여자에 관하여(On Women)』는 가부장제라는 ‘사회구조’가 여성이라는.. 2026. 8. 14.
<북리뷰>『불평등의 이유』, 노엄 촘스키, 유강은 옮김(이데아, 2021) 최근 우리 북클럽에서는 ‘불평등’을 다룬 몇몇 책들을 읽고 토론을 했었는데 노엄 촘스키의 『불평등의 이유』도 그 연장선에서 선정하여 함께 읽은 책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제프리 앱스틴 사건과 촘스키의 연관성이 알려지면서 아쉽게도 저자의 도덕성에 대한 의심이 책이 주는 메시지의 순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말았다. 촘스키의 학문적 업적이나 통찰이 현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았으므로 그에 대한 미심쩍은 도덕적 흠결이 북클럽 회원들에게 더더욱 큰 실망을 안겨주었던 듯하다. 개인적 소감으로는 ‘지식 권력’을 가진 엘리트 계급에 속한 자들의 위선적 민낯을 본 듯도 하여 뒷맛이 몹시 씁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는 어찌 됐든(!), 책을 공들여 읽었고 한편으로 공감한 부분이 있었으므로 저자의 도덕성은.. 2026. 4. 28.
<북리뷰>『기울어진 평등』 토마 피케티·마이클 샌델, 장경덕 옮김(와이즈베리, 2025) 토마 피케티와 마이클 샌델이 던진 질문 – 왜 평등은 기울어졌는가 “OOO 서울대 합격을 축하합니다! 부OOO 모OOO, 가족일동”입시가 끝난 후 명문대 합격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서귀포 길거리 여기저기에 나붙는다. 익숙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 축하의 메시지는 한국 사회의 능력주의, 학벌주의의 민낯을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저 현수막 안에 펄럭이는 축하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개천에서 난 용의 신분 상승일까? 졸업 후 보장받는 고액의 연봉일까? 신자유주의 체제가 경쟁에서 승리한 자에게 허락한 날것의 욕망이 자랑스레 투영된 것 같아 마음이 참담해지는 풍경이다. 부와 권력은 왜 불평등을 허락하는가.”토마 피케티와 마이클 샌델의 대담집 『기울어진 평등』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경제학자와 정치철학자가 .. 2026. 4. 28.
<북리뷰>『코스모스』, 칼 세이건, 홍승수 옮김(사이언스북스, 2022) 우주적 겸손과 인간적 경이의 찬가 "공간의 광막함과 시간의 영겁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앤과 공유할 수 있었음은 나에게는 하나의 기쁨이었다." 칼 세이건의 이 헌사는 『코스모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정서를 압축한다. 우주의 무한함 앞에서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인정하면서도, 바로 그 유한함 속에서 발견하는 사랑과 연결의 가치를 찬양하는 이 문장은, 과학적 객관성과 인간적 주관성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서곡이다. 세이건이 『코스모스』를 통해 전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주적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의 진정한 위치를 이해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이해야말로 인류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세이건은 "우리는 우주.. 2025. 10. 25.